“전세 계약하려는데, 어디까지 확인해야 안전한가요?” 지난주 한 20대 사회 초년생 구독자분이 급하게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회사 근처에 괜찮은 전세 매물을 찾았는데, 뉴스에서 전세 사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불안하다는 거죠.
맞습니다. 요즘 같은 때는 아무리 좋아 보이는 매물이라도 철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등기부등본 한 장만 믿고 계약했다가 보증금을 날리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거든요. 이 글을 통해 전세 사기를 피하는 필수 체크포인트와 안전한 계약 절차를 명확하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전세 사기, 왜 아직도 발생하는가?
2022년 인천, 2023년 대전·서울 빌라 사기 사건 이후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사기는 진행형입니다.
깡통전세의 함정
깡통전세란 집값보다 전세 보증금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우를 말합니다.
예시:
- 빌라 시세: 3억 원
- 전세 보증금: 2억 8천만 원
- 선순위 대출: 1억 5천만 원
- 실제 집주인 지분: 5천만 원
만약 집주인이 대출을 못 갚아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 경매 낙찰가: 2억 5천만 원 (시세의 80%)
- 선순위 대출 상환: 1억 5천만 원
- 세입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 1억 원
- 손실: 1억 8천만 원
이게 바로 깡통전세의 위험입니다.
신축 빌라가 특히 위험한 이유
- 건축주가 건축 비용을 대출로 충당
- 완공 후 전세를 끼고 매도 (전세금으로 대출 상환)
- 매수자는 높은 전세가 부담스러워 대출 추가
- 다중 채무 구조가 만들어짐
시세보다 높은 전세가로 유인하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세요.
최근 변경된 보호 제도
전세 보증 보험 가입 의무화 (2024년):
- 임대인이 전세금 반환을 못 하면 보증 기관이 대신 지급
- 하지만 모든 물건이 보험 가입 가능한 건 아님
- 깡통전세는 보험 가입 자체가 거절됨
전월세 신고제 강화:
- 계약 후 30일 이내 신고 의무
- 미신고 시 과태료 (임대인·임차인 모두)
제도가 있어도 본인이 체크 안 하면 소용없습니다.
전세 계약 전 필수 체크리스트
이제 실전입니다.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을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1단계: 등기부등본 꼼꼼히 읽기
등기부등본은 집의 이력서입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1,000원이면 발급받을 수 있어요.
확인 포인트:
- 갑구 (소유권): 소유자가 누구인지, 언제 샀는지
- 소유권 이전이 최근 6개월 이내라면 주의
- 가압류, 가등기가 있다면 위험 신호
- 을구 (권리관계): 대출(근저당권), 전세권 등
- 근저당권 설정 금액 확인 (대출액)
- 선순위 전세권이 있는지 확인
위험 신호:
- 근저당권 합계가 시세의 70% 이상
- 가압류나 가등기가 여러 개
- 소유자가 바뀐 지 얼마 안 됨
2단계: 집값 대비 전세가율 계산
전세가율 = 전세 보증금 ÷ 집값 × 100
안전 기준:
- 전세가율 70% 이하: 안전
- 70~80%: 주의
- 80% 이상: 위험 (깡통전세 가능성)
집값 확인 방법: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 부동산 앱 (네이버, 호갱노노 등)
- 인근 공인중개사 3곳 이상 문의
3단계: 집주인 신분·재정 상태 확인
신분증 원본 확인:
- 등기부등본 상 소유자와 동일인인지
- 대리인이라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확인
재정 상태 간접 확인:
- 대출 상환 연체 이력 (등기부에 압류 표시)
- 건물 관리비, 세금 체납 여부 (관리사무소 문의)
- 임대인이 여러 채 보유 시 다른 물건 상황도 체크
4단계: 계약금은 소액으로, 잔금은 확정일자 후
계약 단계별 전략:
- 계약금: 총 보증금의 10% 이내 (예: 2억 원이면 2천만 원)
- 중도금: 등기 이전 완료 후 지급
- 잔금: 확정일자 받은 후, 전입신고 완료 후 지급
확정일자:
- 주민센터에서 임대차 계약서에 도장 찍어주는 것
- 경매 시 우선 변제권 확보 (전세금 보호)
- 계약 당일 바로 받으세요
5단계: 전세 보증 보험 가입 시도
HUG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 보증 보험:
-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 못 하면 보증공사가 대신 지급
- 보증료: 보증금의 0.15~0.28% 정도
가입 거절되면?:
- 해당 물건이 위험하다는 신호
- 계약 재검토 필요
6단계: 계약서 특약 사항 명시
반드시 넣어야 할 특약:
-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 중 근저당권 설정 시 임차인 동의 필요”
- “임대인의 세금 체납, 관리비 연체 시 계약 해지 가능”
- “잔금 지급 전 등기부등본 재확인 후 이상 없을 시 지급”
실전 체크리스트
계약 전 필수 확인:
- 등기부등본 발급 (최신 것으로)
- 집값 시세 조사 (3곳 이상)
- 전세가율 계산 (80% 이상이면 중단)
- 근저당권 합계액 확인 (시세의 70% 이하가 안전)
- 집주인 신분증 원본 대조
- 건물 관리비, 세금 체납 여부 확인
계약 당일:
- 계약서 특약 사항 기재
- 계약금만 지급 (10% 이내)
- 전입신고 즉시 진행
- 확정일자 즉시 받기
잔금 지급 전:
- 등기부등본 재확인 (변동 사항 체크)
- 전세 보증 보험 가입 시도
- 확정일자 확인
- 집주인과 함께 은행 방문하여 잔금 지급
주의할 점: 전세 계약의 함정들
꼼꼼히 확인해도 놓치기 쉬운 함정들이 있습니다.
중개사만 믿지 마세요
중개사는 계약을 성사시켜야 수수료를 받습니다. 일부러 숨기진 않아도, 불리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려주지 않을 수 있어요. 본인이 직접 등기부를 떼고, 직접 확인하세요.
“급매”나 “시세보다 싼” 매물 조심
전세가가 시세보다 확연히 싸다면, 이유가 있습니다. 깡통전세거나, 집주인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이거나, 문제가 있는 물건일 가능성이 큽니다.
신축 빌라 프리미엄에 속지 마세요
“깨끗하고 새 건물”이라는 장점에 현혹되지 마세요. 신축 빌라는 건축 대출이 많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등기부에서 근저당권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전세 계약도 나이 들수록 어렵다
40대 이후부터는 월세 전환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가 현금 흐름에 유리하거든요. 장기 주거 계획을 세울 때 이 점도 고려하세요.

전세 계약,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신중해야 하는 일입니다. 몇 천만 원, 심지어 몇 억 원의 보증금이 걸린 문제니까요.
제가 꼭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이겁니다. 급하더라도 절대 서두르지 마세요. 등기부 확인, 시세 조사, 집주인 신원 확인, 이 세 가지만 제대로 해도 90%의 전세 사기는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전세가율 80% 이상인 매물은, 아무리 좋아 보여도 과감히 포기하세요. 깡통전세는 시한폭탄입니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2~3년 후 집주인이 대출을 못 갚으면 여러분의 보증금이 날아갑니다.
그리고 중개사만 믿지 말고, 본인이 직접 등기부를 떼고, 직접 시세를 조사하고, 직접 확정일자를 받으러 가세요. 귀찮아도 이게 여러분의 재산을 지키는 길입니다.
전세 계약은 한 번 실수하면 몇 년간 고생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대로 확인하면, 안전하게 보증금을 지키면서 편안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어요. 여러분의 안전한 전세 계약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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